새만금 개발사업비 75% 대폭 삭감으로 다시 소외당하는 전북
김제시의회 의장 김영자
'새만금 잼버리’ 파행의 후폭풍으로 전북의 희망과 미래인 새만금 개발사업의 명운이 ‘백척간두(百尺竿頭)’의 처지에 놓이게 된 형국이다.
지난달 29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는 ‘새만금 국제공항’ 관련 예산 580억원 중 66억 반영(89% 삭감), ‘새만금 신항’ 인입 철도 건설사업 예산 100억원 전액 삭감, ‘새만금과 전주고속도로’ 관련 예산은 1,191억원 중 334억원만 반영(72% 삭감)되는 등 사업예산의 대대적인 삭감으로 새만금 기본계획을 전면 다시 작성해야 하는 실정이라 전북도민들의 삶은 앞으로도 고달플 듯하다.
필자는 내년 정부 예산안에 새만금 개발사업관련 예산 6,626억원의 78%가 삭감 처리되고 1,479억원만 반영됐다는 소식을 접한 뒤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었다.
이와 같은 정부의 ‘새만금 기본계획’ 전면 재작성 선언은 결국 정부의 ‘새만금 개발’에 대한 무관심을 대변하고 있고 ‘새만금 잼버리 파행’의 불똥이 종국에는 ‘새만금 개발사업의 지연과 축소’로 튀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새만금 잼버리’ 이후 정부와 여당 의원들은 연일 방송과 언론을 통해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사업비 삭감을 예고하였기에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이렇듯 노골적이고 치졸한 방법으로 새만금 개발사업 예산을 삭감한 정부와 여당 국회의원들의 도가 넘는 행태에 전북도민들이라면 누구나 경악과 분노를 금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필자는 지난 7월 일간지 칼럼에서 국책사업인 새만금 개발사업이 늦어지고 있는 원인을 정부의 무관심으로 인한 예산 부족과 지역 차별 때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필자가 지적했던 지역차별에 대한 우려가 결국 현실이 된 상황에서 내년 총선의 결과에 따라 또 얼마나 ‘새만금 개발사업’에 차질이 빚어질지는 예측할 수조차 없다.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만 살펴보아도 지속적으로 반대를 외치는 세력이 있었고 광주공항, 무안 공항, 청주 공항 등 기존 공항을 보유한 다른 지자체에서 지역이기주의를 내세워 주장해온 새만금 국제공항 무용론에 편승한 듯 정부도 관련 예산 89% 삭감으로 응답하여 새만금공항 개항이 2030년 이후로 넘어가진 않을까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경북도의 울릉공항은 사업비 7,092억원을 투입하여 2025년 개항을 목표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벌써부터 들리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브라질 등 글로벌 항공사들의 취항 경쟁 소식에 드는 건 허탈감뿐이다.
이뿐이랴. 무려 28조원의 예산이 투입될 부산 가덕도 신공항 사업은 당초 2035년 6월 개항 예정이었으나 부산 엑스포 개최를 위해 2029년 조기 개항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 중이라고 하니 이것이 ‘지역 차별’이 아니면 또 무엇이란 말인가!
대구·경북 신공항, 신안군 흑산공항, 그리고 제주 성산읍 제2공항까지 순조롭게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내년도 내부 개발사업비(2,228억)의 75%가 삭감된 새만금은 공항을 포함한 사업추진의 동력을 잃어 30년간 이어온 단군이래 최대 간척사업에 브레이크가 걸려버린 모양새다.
정부에서는 새만금 개발계획의 재검토 등이 잼버리와는 상관없다고 말하지만, 사업의 성공적인 진척은커녕 언제 완료될지 모를 기약 없는 약속만 되풀이하고 있어 결국 힘없는 전북도민들에게 가해지는 희망고문같은 횡포와 차별은 아닌지 곱씹어 볼수록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을 어찌하랴.